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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48930
  • 리니지, '노가다'라고 불린 아이템 파밍…그 종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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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영

2016-03-21 08:00


▲ 크고 아름다운 저 잡템을 보라. 노가다의 결정판이 아닌가(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MMORPG를 하는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중 하나가 값진 아이템을 얻었을 때이다. 값진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드롭하는 사냥터에서 죽치고 사냥만 하거나, 그게 아니면 게임 재화를 모아 타 유저에게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당연히 직접 모으는 방법보다 타 유저에게 구매하는 방법이 훨씬 쉬었고, 이는 게임의 시장 경제 시스템을 형성해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 재화를 모으기 위해 ‘노오오오력’을 해야만 했다. 상위 0.1% ‘금수저’가 아닌 한 가상 세계에서도 현실의 법칙은 그대로 적용되었기 때문.

18년 서비스를 이어온 장수 온라인게임 리니지에서 이런 흔적은 오랜 옛날부터 그대로 찾아볼 수 있었다. 고상하게 말하자면 ‘파밍’. 캐릭터의 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아이템 등을 모으는 행위를 농사에 빗대어 말한 것으로, 유저들 사이에 속된 말로 ‘노가다’ 또는 ‘앵벌’로도 불렸다.

그런 파밍의 종류는 시기와 업데이트에 따라 갑자기 등장하거나 사라지기도 했다. 아데나(게임 재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고 게임 내 통화량의 생산을 결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엔씨소프트에서도 항상 주시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특정한 시기의 리니지 유저들에게 게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참고로 본 내용은 게이머 용어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므로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 의도가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 지존 아이템으로 가기 위해서는 노가다(?)가 당연했던 리니지(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캐릭터 6,000번을 지우고 일본도를 산다…양초 노가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오래된 파밍은 바로 ‘양초 노가다’이다. 방법은 참 쉬웠다. 캐릭터를 생성하면 기본으로 지급하는 양초 2개를 계속 NPC ‘판도라’에게 판매하는 것. 캐릭터는 판도라에게 단돈 ‘2’ 아데나를 받고 옮겨둔 후 바로 삭제. 캐릭터 생성, 삭제를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반복했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때는 아데나 드롭률이 매우 낮았다. 단검과 가죽 재킷을 입고 무시무시한 말하는 섬에서 오크, 오크 궁수, 난쟁이 등을 사냥하면 하나하나가 보스 몬스터처럼 강하게 느껴졌고, 운 좋게 1대 1 승부에서 이기더라도 얻는 아데나는 3아데나에서 7아데나 수준의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간혹 셸로브를 만나면 가진 아이템까지 내놓아야 할 판.


▲ 저 난관 속에서 마법사는 과연 오크를 잡을 수 있을까(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또한 1개당 40아데나에 판매하는 ‘빨간 물약(회복 포션)’을 먹는 것은 그 형편에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때문에 오크족 한 마리 사냥하고 체력 회복을 지루하게 기다리면서 아데나를 얻기보다 단순한 양초 노가다가 어떻게 보면 더 빠르게 아데나를 확보할 수도 있었다.

신규 서버가 열리면 말하는 섬 창고지기 NPC ‘도린’ 앞에는 ‘asdasdwasd’, ‘12395910203’ 등 뜻도 영혼도 없는 캐릭터가 줄을 서서 양초를 옮기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치 피서철 해운대처럼 인파가 몰린 말하는 섬에서 가장 단순하면서 초기 아데나 확보 방법으로 각광받았기 때문이다.

조우 서버 모 유저는 서버가 열리자마자 캐릭터 6,000번을 생성하고 지우기를 반복해 12,000 아데나를 모아 ‘일본도’를 샀다는 양초 노가다의 전설과도 같은 풍문이 남아있다.


▲ 리니지 노가다 시초를 열은 전설의 '양초'(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이 구역의 미XX이 아닌 엔트는 내꺼야 …채집 노가다

리니지에서 양초 노가다로 수천, 수만 캐릭터가 태어나고 잊혀갈 무렵 ‘노가다’계의 혁명과도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2000년 1월 에피소드 5 ‘요정의 숲’ 업데이트. 오크 숲 위에 요정족 전용 마을 채집, 제작 시스템이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해 산업 혁명이 발생한 것과도 비견될 정도로 리니지에 큰 파장을 불렀다.

‘판’, ‘아라크네’, ‘엔트’, ‘페어리’ 등 요정의 숲 수호자 NPC들은 재료 아이템 제작과 채집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했고, 그중 ‘엔트’는 때리면 재료가 나오는 화수분과도 같은 존재였다.

엔트에게 얻을 수 있는 ‘엔트의 줄기’는 50아데나 가치를 가진 ‘비취 물약’과 동일한 효과를 지녔고, 마지막에 단 하나만 주는 ‘엔트의 열매’는 무려 400아데나 가치를 가진 ‘맑은 물약’과도 같았다(차후 엘븐 와퍼 재료로 사용되면서 가치는 더욱 높아짐).


▲ 엔트를 구타(!)하기 직전(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1레벨에 ‘빨간 물약’도 사지 못해 벌벌 떠는 시점에 요정의 숲에서 얻을 수 있는 ‘엔트의 줄기’와 ‘엔트의 열매’는 유저들에게 에덴동산에서 이브가 먹은 달콤한 사과와도 같았다. 요정의 숲 업데이트로 양초 노가다로 ‘2’ 아데나 씩 수집하던 시절은 종말을 맞이하고, 노가다계의 혁명이 일어난 셈이다.

그 밖에도 요정의 숲에서 ‘버포즙(버섯포자의 즙)’, ‘판털(판의 갈기털)’, ‘미원(미스릴 원석)’ 등 각종 재료 수집으로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하는 ‘제작 붐’까지 일어났다. +0 일본도가 12,000 아데나 일 때, 제작 아이템 ‘레이피어’는 10배의 가치인 12만 아데나에 거래되었다.

이로써 리니지 노가다계의 주도권은 모두 요정 클래스에게 넘어갔다. 리니지에서 파밍=요정 공식이 성립된 순간이었다. 애꿎은 엔트는 2000년부터 요정의 숲에서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16년째 유저들에게 몰매를 맞고 있다.

그녀를 노가다계의 위인으로 만든 ‘토템 노가다’

오크 숲과 같이 등장한 NPC 라이라. 그녀는 화전민 마을 자경단 소속으로 오크 부족과 갈등을 겪고 있다. 오크 숲의 오크들은 일반 오크와 다른 아투바, 네루가, 로바, 두다-마라, 간디 오크. 덩치부터 근육질로 덮여있고, 유저들을 선공하는 영악한 존재들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화전민 마을을 떼거지로 침공하는 오크들 때문에 라이라는 유저들에게 ‘아데나’라는 거부하기 힘든 보수로 현혹해 오크 토벌을 요구한다. 라이라와 계약을 마친 유저들은 1대 1로 오크를 사냥했을 때 아투바 오크 토템, 네루가 오크 토템, 두다-마라 오크 토템, 로바 오크 토템, 간디 오크 토템을 얻을 수 있고, 각각 200 아데나, 100 아데나, 50 아데나, 30아데나에 정산 받을 수 있다.


▲ 그녀와의 계약은 노예 계약이야!(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선물의 요정’ 라이라가 등장하자마자 존재한 토템 노가다는 초반에 크게 환영받지 못 했다. 그때는 유저들의 평균 스펙이 0검 0셋이 부지기수라 오크 숲에서 끔 살 맞기 딱 좋았기 때문이다. 여러 마리가 몰려다니는 ‘오크 스카우트’는 유저들을 공포로 몰아넣기 충분했다.

하지만 용의 계곡 업데이트로 리니지에 ‘황금기’가 도래했고, 유저들의 평균 스펙이 6검 4셋으로 상향되면서 토템 노가다도 활성화를 띄기 시작했다. 유저들을 학살하던 오크들이 이제 역으로 노가다의 재물로 학살을 당하기 시작한 것. 가끔 오크 숲의 맏형 가스트 로드와 그의 형제들이 그런 학살에 맞서 일어나기도 했으나, 이내 ‘마법서(서먼 몬스터)’와 ‘광전사의 도끼’를 꿈꾸는 유저들에게 진압되고 말았다.

토템 노가다는 6검 4셋으로 1타임(대략 40분)에 벌어들이는 수입이 5,000~6,000 아데나 수준. 여기에 가끔 희귀한 아이템 ‘오크 투사의 목걸이’, ‘캔슬레이션’, ‘다마스커스’, ‘풀 힐’, ‘서먼 몬스터’, ‘오우거의 피’, ‘오우거의 벨트’ 등을 얻으면 그 수입은 훨씬 늘어났다. 때문에 오크 숲은 “꽥꽥” 거리는 오크 멱따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린 곳이다.

아데나 드롭률이 상향되기 전까지 토템 노가다는 저레벨, 고레벨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그냥 지나칠 수는 있어도 한 번 맛보면 헤어날 수 없는 곳이었다. 화전민 마을에서 라이라가 등장한 것을 지금 이렇게 빗대어 표현한다. “화전민 마을에서 노가다계의 위인 ‘라이라’가 탄생했습니다”라고…


▲ 몰려오는 돈 줄들을 보라 크고 아름답지 않은가(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사운드 off 필수, 철괴 노가다

리니지의 후속작 리니지 2에서는 당당히 하나의 종족을 꿰차고 있는 드워프. 리니지에서 난쟁이는 초보적인 몬스터이자 ‘철괴’ 노가다의 표본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 이유는 난쟁이족의 주요 드롭 아이템 중 하나가 ‘철괴’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철괴는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무짝에 쓸모도 없었고, 얻더라도 대부분 버려지기 십상이었다. 은기사 마을에서 뼈 세트 재료로 포함되자 마법사 전용 아이템으로 제작되어 잠깐 품귀 현상을 빚다가 이내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기란 마을에서 ‘강철 부츠’와 ‘강철 장갑’의 주요 재료로 포함되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10~20 아데나에 거래되던 철괴 가격이 단숨에 500 아데나로 뛴 것. 덕분에 오렌 필드 하단에 위치한 난쟁이족 출몰 지역은 새로운 노가다 코스로 각광받았다. 

이곳의 주요 드롭 아이템으로 난쟁이족 도끼까지 포함되어 있어 무거운 것을 같이 들 수 있는 도베르만(펫)은 이곳 사냥에 필수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1아데나 짜리 고기 몇 개만 들고 온종일 사냥이 가능했으며 시간당 2만~3만 아데나를 얻을 수 있어 무자본 유저가 6검 4셋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난쟁이의 피격 사운드가 꽹과리를 치는 듯한 소음이 발생했으므로 소리를 줄여놓는 것은 필수였다. 집이라면 모를까 PC방에서 소리를 줄이지 않고 난쟁이를 사냥했다간 눈총을 받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조용한 자리에서 소리를 줄인 채 든든한 도베르만 2마리와 함께 하루의 철괴 목표량을 설정하고 난쟁이족 출몰 지역으로 갔고, 경쟁자가 많을 때는 기란성 주변에서 홉고블린과 난쟁이에게 철괴를 얻으려고 노력하곤 했다


▲ 지금도 제작 재료로 활용되는 철괴(사진 출처=공식 홈페이지)

요즘 리니지는 ‘마물의 기운’, ‘할파스의 집념’, ‘포노스 퀘스트’ 등 수집으로 옛날 그 느낌을 살려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운 정겨운 옛 맛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과거의 리니지는 하루 노가다로 4~5짜리 아이템을 맞춰가는 그런 재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템 인플레이션에 빠져 쉽지 않다.

여러분이 추억하는 리니지의 노가다는 무엇이 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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