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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49132
  • 리니지, 아이템을 숙성하면 ‘집행검’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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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영

2016-04-04 05:08

“오크를 잡으면 오크 세트, 난쟁이를 잡으면 난쟁이 세트, 너를 잡으면 풀 세트” 뼈조각부터 가죽, 불투명 물약, 버섯 포자의 즙, 넓은 검, 기병창 등 리니지에서 잡템(쓸모없는 아이템이거나 가치가 낮은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아이템은 과거부터 다수 존재해왔다.

던전에서는 대형 도끼, 미늘 갑옷, 비늘 갑옷, 전투 도끼 등 무거운 아이템 때문에 사냥이 불가능한 유저들에게 일명 ‘무거운 물건 상인’이 NPC 매입가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며 마을과 던전을 왕복하고 있었다. 지금은 용해제로 결정체로 만들 수 있어 그런 풍경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런 잡템도 개발사의 업데이트 한 방(?)에 집행검급 무기로 탈바꿈한 최근 사례가 있어 아직까지 리니지에서 사소한 아이템도 쉽게 버릴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 현상은 과거에 잡템으로 일확천금을 획득한 사례를 보면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버려지는 양손검, 기란 NPC 매입으로 대량의 아데나 풀려

대미지 12/8. 리니지의 양손검은 기본 대미지가 높아 DPS(초당 대미지)를 뽑아낼 수 있어 좋은 측면이 나타났지만, 방패를 착용할 수 없어 PvP와 PvE에서 불리한 애증의 아이템이었다.


▲ 지금은 쓰지 않는 대표적인 무기 '양손검'(사진출처=공식홈페이지)

양손검의 등장 초기에는 높은 대미지만 보고 +9 강화 아이템이 최강의 무기로 선정 받았다. 하지만 이내 일본도와 대결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이 생겨버렸고, 기대한 효과만큼 성능을 보여주지 못해 버려지기 일쑤였다. 그때 높은 강화 수치를 가진 양손검은 낮은 강화 수치의 일본도와 교환하거나 창고에 박히는 신세를 면치 못 했다.

게다가 골밭 흑기사 무리, 켄트성 커츠밭 등에서 양손검의 드롭 또한 늘어나자 강화되지 않은 양손검은 마을 바닥 또는 사냥터 곳곳에 버려진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NPC 상인이 매입하지도 않고 창고 개수 제한까지 있는 마당에 당연한 결과였다.

당당히 PvP 존엄을 가진 아이템이 아덴 월드를 더럽히는 쓰레기로 전락하자 엔씨소프트는 기란 업데이트로 NPC 상인이 9000 아데나에 매입하게 만들어 클린 한 아덴 월드 환경으로 만들었다. 이때 일부 유저들은 테스트 서버를 통해 기란 마을에서 NPC가 양손검을 매입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라이브 서버에서 500~1000 아데나에 사거나 필드에 버려진 양손검을 줍고 다녔다.

라이브 서버에 에피소드 기란이 반영되자마자 양손검을 창고에 쌓아둔 유저들은 일확천금에 가까운 불로소득을 올렸다. 그들은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천 자루를 NPC 상인에게 매입했고, 덕분에 아덴 월드의 통화량이 갑자기 늘어나 아이템 거래가 활성화 띄었다.

펫 진화 재료로 쓰인 ‘용의 심장’

레서 드래곤에게 매우 낮은 확률로 드롭하는 ‘용의 심장’. 지금은 ‘흑왕도’, ‘흑왕궁’, ‘흑왕아’, ‘포효의 이도류’ 등의 다크엘프 희귀 무기의 재료로 쓰인다. 얼마나 낮은 드롭률을 갖고 있었으면 오만의 탑 41층 대에서 누군가가 획득했다는 소문이 돌면 사냥터에 한동안 드롭되지 않아 텅텅 비어있을 정도였다. 가격도 1억 아데나를 훌쩍 넘어가는 고가에 거래되었다.

그런 용의 심장이 처음부터 이렇게 고가의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었다. 오만의 탑 처음 10층 던전으로 공개된 시절에 4층부터 등장한 레서 드래곤에게 희박한 확률로 얻은 유저들이 있었다. 그때는 용의 심장이 다음에 등장할 재료로 쓰인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정확한 용도를 알지 못 했다. 그래서 사과 주스처럼 생긴 용의 심장은 유저들의 창고에 고스란히 간직된 채 다음 업데이트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다가 리니지에 펫 진화 시스템이 업데이트 되면서 ‘하이 펫’의 진화 재료 ‘진화의 열매’ 제작 방법이 등장했다. 진화의 열매 제작 방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두 가지 제작 방법 중 하나는 달빛의 눈물 20개, 또 다른 방법은 용의 심장을 류미엘에게 주는 것. 이때 별다른 쓰임새가 없었던 용의 심장으로 펫 진화에 사용한 유저가 하나, 둘씩 나타났다. 후에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른 채 말이다.


▲ 용의 심장을 획득한 순간. 이것을 펫 진화 재료로?(사진출처=공식홈페이지)

2003년 8월 리니지 시즌2 ‘빛과 그림자’ 업데이트로 신규 클래스 ‘다크엘프’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도류, 크로우 등을 사용해 월등한 대미지를 가진 종족이 나오자 리니지 유저들은 열광했고, 전용 무기가 아닌 고대의 검과 방패를 차고도 문지방에서 기사를 쉽게 제압해 근딜(근거리 딜러)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다크엘프 종족의 전설급 무기. 카이저 스톤(암황석)으로 제작되는 흑왕도, 흑왕아, 흑왕궁은 여전히 제작 재료가 베일에 싸여있었고, 오직 보스 몬스터에게 매우 낮은 확률로만 얻을 수 있었다. 얼마 후 그 제작 방법이 NPC ‘카리프’를 통해 공개되었다. 핵심 재료는 바로 ‘용의 심장’.

진화의 열매 재료로 50만 아데나 가치를 지닌 용의 심장이 200배로 뛴 순간이었다. 용의 심장을 창고에 오래 간직한 유저는 ‘로또’에 가까운 ‘겜생역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진화의 열매 재료로 사용해버린 유저들은 이내 후회막급.

용의 심장 획득으로 일확천금의 기회를 가졌지만 진화의 열매 재료로 사용한 유저들은 ‘용심먹은도배르만’, ‘용심먹은하이레빗’ 등의 펫 이름으로 실책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라스타바드 기념품에서 기사의 표준 무기로 올라선 무관의 양손검

지하로 숨어든 다크엘프 종족의 천혜의 요새 라스타바드는 군왕 세트, 신관 세트, 무관 세트 등 신규 아이템의 보고이자 빠른 레벨업까지 거머쥘 수 있는 장소였다. 때문에 이곳은 서버의 내로라하는 혈맹(길드)들의 이권 다툼이 끊이지 않고 벌어진 곳이기도 했다.

등장 초기 3층까지 존재한 라스타바드에서 유저들에게 주목받은 아이템은 ‘마령군왕의 목걸이’, ‘군왕 세트’, ‘명법군왕의 반지’, ‘무관의 장검’. 이후 4층까지 확대되고 장로들에게 보다 아이템 드롭량이 많아지고 풍부한 아이템이 쏟아지자 더욱 시선이 쏠렸다.

1개월 독점 시 50억~60억 아데나가 쏟아지는 라스타바드 4층은 리니지에 전문적인 작업장을 불러온 계기가 됐고, 최단 시간 주파할 수 있는 그들만의 새로운 룰이 정해졌다. 일명 라바릴이라고 불린 이것은 최대 3조가 순차적으로 장로방에 진입하는 것.

라스타바드 장로방에서 드롭되는 대표적인 무기 아이템 ‘무관의 장검’은 요정의 싸울아비 장검으로 불리면서 처음부터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에 반해, ‘무관의 양손검’은 쓸모없는 잉여 아이템 수준이었다. 그 시기가 한손검이 대세인 시기라 무거운 무관의 양손검을 굳이 강화할 필요도 없었고, 느린 공격 속도 때문에 더욱 강화를 기피하는 아이템 중 하나였다.

7장로 ‘라미아스’에게 특히나 드롭률이 높았던 무관의 양손검은 모으다 못해 버려지기 일쑤였고, 스턴 전용으로 필요하다고 하면 선물용으로 쉽게 얻을 수 있었다.


▲ 잡템에서 기사의 표준 무기로 자리잡은 무관의 양손검

하지만 2008년 8월, 공격 속도 및 대미지 상향 업데이트로 기사의 스킬 ‘카운터 배리어’와 함께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무기로 탈바꿈했다. PvP 성능이 한손검보다 더욱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자 무관의 양손검을 찾는 유저들이 급격히 증가해 하룻밤 새 수백만씩 뛰기도 했다. 7장로 라미아스에게만 얻을 수 있는 ‘축복받은 무관의 양손검’은 일반 아이템보다 2배 이상 가격에 거래되었다.

성능 향상 업데이트는 라바릴을 전문적으로 돌거나 입구로 텔레포트되지 않는 막방에서 사냥한 유저들에게 모아둔 무관의 양손검은 잉여 아이템에서 귀빈으로 모셔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때부터 진명황의 집행검 제작 재료 ‘역사서’와 ‘무관의 양손검’을 얻기 위해 ‘통제’와 같은 고질적인 병폐가 점점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빈티지 아이템으로 집행검급 무기로 변한 ‘드래곤 슬레이어’, ‘생명의 단검’

오래전 용의 계곡 던전에서 크레이의 시련 퀘스트로 얻을 수 있었던 ‘드래곤 슬레이어’와 희귀 혈액 수혈로 엔씨소프트가 지급한 ‘생명의 검’이 지난해 12월 빈티지 프로젝트로 새로운 능력치를 가지고 다시 태어났다.

해당 아이템들은 전체 서버에서도 극 소량만 존재할 뿐이었고, 개발사 측 입장에서도 리뉴얼해도 아이템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그런 아이템이다. 엔씨소프트는 극 소량의 희소성을 강조하기 위해 ‘드래곤 슬레이어’와 ‘생명의 검’을 진명황의 집행검 급으로 리뉴얼 했다. 여기서 생명의 검은 기존 한손검에서 단검으로 변경되면서 ‘생명의 단검’으로 변경되었다.


▲ 종적을 찾아볼 수 없는 드래곤 슬레이어(사진출처=공식홈페이지)

의미는 갖고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한 아이템이 업데이트로 최상급 위상을 다시 갖추게 된 것. 최근 거래 사기로 구설수에 오른 ‘생명의 단검’은 원주인에게 되돌아가자마자 다시 아인하사드 서버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한 유저는 진명황의 집행검에 버금가는 가격을 게임 화폐로 지급하고 생명의 단검을 낙찰받았다.

하지만 진명황의 집행검과 거의 비슷한 성능을 가진 ‘드래곤 슬레이어’는 2010년에 총 3개가 전체 서버에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스테어 ‘야스베’ 유저가 보유했던 ‘+9 드래곤 슬레이어’를 마지막으로 리니지에서 종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야스베 유저는 2008년 2월 리니지 불법 프로그램 대란 때 적발되어 보유한 드래곤 슬레이어와 함께 영구 제재 처분을 받아 리니지에서 자취를 감췄다. 다시 등장한다면 아마도 진명황의 집행검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높은 가치를 부여받을 것이 자명하다.


▲ 아스테어 야스베 유저가 보유한 +9 드래곤 슬레이어(사진출처=다음카페)

이렇게 리니지에서 희소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어도 효과가 현저히 낮아 잡템 또는 장식용으로 분류되는 아이템들은 언제든지 다시 되살아날 기회가 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유저들은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장식용 아이템들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최근 업데이트 방향과 리뉴얼 사례를 종합해 볼 때, 대상 아이템 조건으로 희소성, 상징성 등 두 가지중 하나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다음 업데이트로 어떤 아이템이 또 한 번 리뉴얼되고, 누가 일확천금의 기회를 잡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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